전체 글 (41) 썸네일형 리스트형 눈보라 christmas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밀회 * 이안가은 기반 글입니다. - 적이란 언제나 어둠에 스며들어 오기 마련이다. 개미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은 한밤중의 숲 속이 소군대는 소리가 들린다. 바람 소리 같기도 하고 수풀이 웅성대는 소리 같기도 한 것이 갑자기 뚝 끊어졌다. "왔군." 본래 왕이라 함은 가장 높은 자리에서 지배하는 권력자라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보통은 뒤치다꺼리가 대부분이었다. 오늘처럼. "수고많으셨습니다." "남은 녀석들은?" "방금 처리한 놈이 마지막입니다." "뒷정리하고 가자." 흰 셔츠가 까맣게 물들었다. 손끝까지 흠뻑 베인 피를 아무렇지 않게 털어냈다. 매우 익숙한 듯한 모습에서 약간 비린내가 나는 것 같았다. 시종이 건넨 천에 손을 아무렇게나 문질렀다. 제대로 닦이지 않고 이미 굳기 시작한 핏자국에 얼굴에는 짜증이 스.. 행복이란, 행복이란 그런 게 아닐까. 하교길에 하나는 따끈한 감자 핫도그, 하나는 얼음 동동 띄운 아이스티. 입 안에 얼고 이가 시려도 차가운 음료를 포기 못하는 그 아이를 대신해 따뜻한 핫도그를 산 것. 으으으, 추워! 나 한 입만. 하는 작은 입에 핫도그를 물려주는 것. 안 추워? 라고 물어보면서 따뜻한 시선과 미소를 놓지 못하는 것. 응. 따뜻한 건 못 먹겠어. 라며 포슬포슬 핫도그는 잘만 먹는 것. 나도 한 입. 아이스티 별로 안 좋아하면서 괜히 입 대고 싶어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는 것. 그렇게 너 한 입, 나 한 입하며 집으로 가는 것. * "뭐야. 감기야?" "하리 너 너무 차게 먹어." 친구의 잔소리에 마스크를 내리며 베시시 웃는다. "괜찮아." 살짝 열이 오른건지 얼굴이 붉다. 그리고 다시 열리는 .. 도플갱어 한 여름의 뙤약볕이 내려쬐는 교정의 벤치에 눈이 시리도록 새하얀 하복을 입고 입에는 하드 막대를 하나씩 입에 문 남녀가 앉아있다. 땀을 줄줄 흘리면서도 그늘도 들어갈 생각은 하나도 하지 않는 그들이 어떻게 보면 무식해보이기도 했다. "만약에 말야." 줄줄 흐르는 하드에 혀를 낼름낼름 핥아먹으며 작은 입이 새부리처럼 조잘댔다. "지금도 날 알아볼까?" 뜬금없는 소리에 핀잔이 날아올 법도 한데 나란히 앉아있는 소년은 그저 가만히 귀를 기울일 뿐이었다. 하지만 소녀는 그 질문이 전부인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녹은 하드 막대에서 끈적한 단물이 교정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이게 이렇게 고민할 일인가 싶기도 했다. 하기사 벌써 몇년 전 일이야. 그때는 되도 지금은 안될 수도 있는 거지. 그렇게 생각했다. 점.. 적약의 잔을 . 1 * 로판 집착피폐물 * 선정적인 묘사 (폭력, 노출, 트리거 등) 포함 * 연재물 - 황량한 바람이 부는 돌산 근처에 여러마리의 말이 모래구름을 일으키며 전력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 아래 굽이진 비탈길 끝에 제멋대로 생긴 돌로 쌓아만든 성벽이 우뚝 서 있었다. "저건 뭐지?" 검은 말에 올라탄 사내가 제멋대로 생긴 성벽을 보며 질문하자 동그란 금테 안경을 쓴 다른 사내의 대답이 바로 이어졌다. "아, 구 가(家)의 영지입니다." "구 가? 그런 가문이 우리 제국에 있었나?" "네. 제국 외곽에다 이런 황무지라 아는 이가 거의 없습니다." 성곽에서 눈을 떼지 않던 사내가 급히 말을 멈췄다. 말고삐에 당긴 말의 울음소리가 우렁찼다. "공작님?" "곧이 날이 지겠군." "네. 바로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그.. 꿈 속의 방랑자, 강령술 * 초딩은 아님. 중~고 사이 어딘가. *본편 기반. 강령술. *귀신 묘사, 그로테스크한 묘사 주의 바랍니다. *오탈자, 비문 수정할 체력 없으니 감안해서 읽어주세요. 수정은 차후 하겠습니다. +++ 달조차 구름 뒤에 숨어버린 한밤의 학교는 더욱 으스스했다. 교실마다 달려있는 아날로그 시계의 초침소리는 저마다 달라 그것이 자아내는 불협화음이 수군대는 소음을 닮아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수위의 손전등이 한 교실 안을 비췄다. 까만 배경 밖에 보이지 않았다. 수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사람 소리가 들린 것 같았는데. 수군대는 소리가 손전등 불빛이 닿자 뚝 끊어졌다. 교실 안은 조용했고 공기의 흐름도 들릴 것 같았다. 불빛이 지나가고 발소리가 멀어졌다. 발소리가 들리지 않기 무섭게 교실 안은 수어명이.. 빼빼로 사수궐기 * 빼빼로데이 기념글 * 약간의 유혈 및 상처 묘사 * 귀신 유령 퇴마묘사 * 초딩은 아니지만 성인도 아님. 그 중간 어디쯤. 사람들로 가득찬 교차로는 언제나 그렇듯 북적였다. 목적지는 달라도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신호대기 중에 사람들 사이에 멈춰서자 어디선가 이질감이 느껴졌다. 마치 현실인데 현실이 아닌 것 같은. 예리하게 벼려져 있는 감각이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다. 대각선으로 세 사람 건너에 서 있는 인디핑크의 투피스를 입은 여자에게 매의 눈이 꽂혔다. 아닐 거라는 가정을 하면서도 좀처럼 눈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노려보고 있노라니 주위 파처럼 꽂혀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에게 떠밀려 가다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니 그 여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길을 가다 영가를 .. 수풀 속의 그 아이는, 루리님의 연성 뒷 이야기 망상입니다. 연성러가 잣대로 한 이후이야기임을 명시해주세요. 루리님 사랑합니다. "왜 네가 여기에....." 창백한 얼굴에 눈동자에는 절망이 깃들었다. 힘없이 그저 걸쳐있기만 한 검이 날카로운 금속음과 함께 바닥에 떨어졌다. 새카맣게 변한 모습. 영혼의 흔적을 양식으로 삼아 깃든 탁한 기운이 그의 앞에 서 있다. 이리 와. 같이 가자. 달콤하게 속삭인다. 널 기다렸어. 계속. 발끝에 채인 검이 다시 한 번 소름끼치는 금속음을 내며 멀리 튕겨나갔다. 감히 어떻게 밀어낼 수 있을까. 어떻게 모른 척 할 수 있을까. 강림아. "그래... 내가 갈게. " 이승에 미련이 많은 자은 악령이 되기 쉽다. 검은 연기처럼 검은 가루처럼 보이기도 한 그 아이를 보며 강림은 생각에 휩싸였다. 내 탓.. 이전 1 2 3 4 ··· 6 다음